기억이 이끄는 한국 스릴러 영화
영화 <내일의 기억>은 <외출>, <덕혜옹주> 등의 각본을 썼던 서유민 감독의 데뷔작이자, 서예지, 김강우가 주연으로 연기한 한국 스릴러 영화입니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수진과 그런 수진 옆을 지키는 남편 지훈의 이야기입니다. 수진은 병원에서 퇴원 후 자꾸 이상한 환상과 미래를 보는 듯한 장면들이 수진을 괴롭힙니다. 여자 아이가 버스에 치일 뻔한 장면을 보고 그 일이 바로 일어나자 수진은 자신이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남편은 사고 후유증으로 환각을 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직장동료로부터 남편 지훈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며 남편의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남편의 회사에 찾아가 보지만, 부도난 상황을 보고 그래서 캐나다를 떠날 준비를 하려나보다 생각합니다. 집에 찾아온 경찰은 수진의 집에 걸려있는 결혼사진을 보며 무언가 달라졌다고 이야기 합니다. 수진은 점점 남편을 의심하게 되고, 남편이 누군가를 살해하는 장면 까지 목격하며 의심을 더해 갑니다. 남편의 정체와 본인의 기억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는 스릴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관객들의 많은 기대감을 받았던 작품이었으나, 다소 작품 운이 없다는 평을 듣는 김강우와 개봉 당시 배우 서예지의 개인적인 사생활로 이슈로 외면 받으며 다소 아쉬운 흥행 결과를 보여줬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슈가 없었더라면 조금 더 좋은 호평과 흥행에 성공 했을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 ‘기억’과 ‘캐나다’의 의미
이 영화에서 ‘기억’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입니다. 영화 제목인 ‘내일의 기억’은 말 자체는 모순입니다. ‘기억‘이라는 말은 과거와 어울리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내일의 기억‘ 이라는 말 자체가 어울리지 않지만 이 영화의 핵심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아래의 결말 부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수진과 지훈은 캐나다로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캐나다에 가서 새로운 시작을 하자고 이야기 합니다. 캐나다의 ‘버밀리언 호수’는 이 둘의 이상향이자 도피처로 보여 집니다. 영화 중간에도 둘이 바다에 가는 장면이 나오며 행복한 모습을 그립니다. 결국 도달하지 못한 이상향 같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내일의 기억> 결말과 감상평
이 영화의 결말은 마지막 20분 정도에 몰아칩니다. 진짜 남편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이야기 조각이 맞춰집니다. 현재 남편인척 하고 있는 사람은 남편 지훈이 아닌 수진의 하나뿐인 오빠였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남편인 척 한 것이었습니다. 진짜 남편 지훈은 사업에 망하고 빚에 시달리며 망가진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수진을 죽이고 보험금을 타기 위해 불을 지르고, 이런 동생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져 사망하고, 수진은 오빠 덕분에 살아남게 되고 모든 기억을 되찾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참신한 소재입니다. 미래를 보는듯한 환영이 결국은 본인의 과거를 보는 것이었고, 거기에 앞으로 일어날 미래를 보는 것이었다는 겁니다. 계속 해서 기억의 장면들이 교차되면서 의문을 풀어가는 방식의 스토리이며, 이러한 소재는 영화의 반전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초중반부까지 긴장감 넘치게 흘러가던 스토리가 후반부에 가면서 다소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특히 공사장 시멘트 속에서 죽은 줄 알았던 시체가 다시 살아나오는 모습은 다소 황당한 장면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개연성 면에서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장면을 제외하고 나머지 후반부의 결말은 동생에게 좋은 기억만 주고 싶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오빠의 마음이 잘 묻어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틱한 반전의 결말이 아니라 다소 진부한 방식의 결말이라는 것이 아쉽기는 하나, 99분으로 다소 짧은 러닝 타임과 두 배우의 연기력이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 이끌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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